오늘은 20년 뒤를 내다본 장례문화중 탄소 저감형 화장 기술인 '그린 크리메이션'에 대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왜 친환경 장례가 필요한가 – 전통 장례 방식의 한계
장례 문화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연결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는 장례의 방식마저 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통 매장은 고인의 몸을 땅에 묻는 가장 오래된 방식이지만, 토지 소모와 화학 방부제 사용, 묘지 관리로 인한 환경 부담이 큽니다.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매장할 땅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죠.
*화장은 공간을 절약하고 효율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진 방식입니다. 하지만 800도 이상의 고온 소각 과정에서 많은 연료가 소모되고, 1구당 약 200~250kg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화장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또한 환경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이처럼 기존의 매장·화장은 현대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탄소 저감형 장례 기술, 일명 그린 크리메이션(Green Cremation) 입니다.
신기술 장례 방식 – 물과 냉동이 바꾸는 미래
(1) 알칼리 가수분해(물 화장, Water Cremation)
알칼리 가수분해는 흔히 ‘물 화장’이라 불리며, 시신을 고온의 물과 알칼리 용액 속에서 분해하는 방식입니다.
*원리: 시신을 밀폐된 장치에 넣고, 수산화칼륨 용액과 고온·고압을 가해 약 3~4시간 동안 화학적으로 분해합니다. 남는 것은 무기질 뼛가루와 무해한 액체뿐입니다.
*장점: 기존 화장보다 탄소 배출이 8분의 1 이하로 줄어들며, 뼛가루도 더 깨끗하고 미세 입자로 남아 유골함에 담기 좋습니다.
*활용 현황: 미국 일부 주, 캐나다, 영국 등에서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2) 냉동 건조 장례(프로메이션, Promession)
스웨덴에서 처음 개발된 방식으로, 시신을 액체 질소로 급속 냉동시킨 뒤 진동을 가해 미세한 가루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원리: 영하 196도의 액체 질소에 시신을 담가 단단하게 얼린 후, 진동으로 부서뜨리고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하여 가루 형태로 만듭니다.
*장점: 화장처럼 불을 쓰지 않아 탄소 배출이 거의 없으며, 남은 가루는 100% 생분해 가능해 흙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활용 현황: 아직 실험 단계이지만, 환경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래 친환경 장례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친환경 장례가 열어갈 미래 – 과제와 전망
(1) 법적·사회적 수용성
그린 크리메이션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국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장례 방식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전통과 종교적 가치관과의 충돌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문화권에서는 ‘불에 태워야 한다’ 거나 ‘땅에 묻어야 한다’는 의례적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2) 비용과 인프라
신기술 장례는 첨단 장비와 유지비용이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전통 장례보다 비용이 높게 책정될 수 있으며, 시설 인프라 구축이 따라주지 않으면 대중화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장 시 필요한 막대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 오히려 효율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3) 환경적 가치와 미래 전망
탄소 저감형 장례는 단순히 장례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인류가 지구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개인의 마지막 선택이 곧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방식이 되는 것이죠.
앞으로는 ‘친환경 장례’를 선택하는 것이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마지막 행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친환경 장례를 ‘그린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으로 여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20년 뒤에는 매장·화장보다 더 보편화될 수 있습니다.
탄소 저감형 장례 기술은 기후 위기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죽음의 문화입니다. 알칼리 가수분해와 냉동 건조 장례는 기술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지만, 그 환경적 효과와 상징성은 매우 큽니다. 이제 장례는 단순히 고인을 기리는 의식이 아니라, 지구와 후대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린 크리메이션은 결국, 우리가 죽음 이후에도 지구를 지키는 길을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미래의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